딸: 으워어어 으워ㅡ
할머니: 마을을 그려서 뭐혀?
진**: 마을 얘기를 듣고 그리고- 그런 걸 해요. 좀 전에 요 앞집에 갔다가-
할머니: 요 집이? 여기는 가도 아무도 없을 걸? 노인네하고 딸허고만 있잖아-
진**: 두 분만 사시는 거에요?
할머니: 아니 아들 왔다갔다 하고.
진**: 아.. 싫어하시더라구요 할머니가.
딸: (자신의 티셔츠를 가리키며)이워어어 이워어...(예뻐- 라고 하는 듯)
진**: 너무 싫어하셔서.. 왜 그러시나..
자**: 왤케 말씀을 안 할려 하셔요? 저 분은..
할머니: 잘 듣지도 못허지. 우리들도 잘 안 들리는디, 그 노인네는 더 못 들어. 나도 그래서 보청기를 해서 끼었거던? 교회 갈라며는 보청기를 끼고 가. 한 짝 귀가 안 들려 잘. 그 할머니는 더. 보청기를 꼈는데도 한 지가 오래 되갖고.
진**: (앞집)누가 이렇게 좀 보살펴는 주시는 거예요?
할머니: 아들이. 여기서 포도농사 져. 오는 건 매일 와. 근데 이렇게 저렇게.. 그 딸도 말을 좀 못 해, 얘처럼. 얘는 그래도 돌아댕기고 교회 댕기고. 사람들 상대를 많이 해서 그래도 활달헌디. 말을 못해도. 그래서 얘도 나라에서 주잖어. 장애인 그거. 그거 가지고 둘이서 먹고 사는 거여 우리도 자녀들은 다 나가서 있어.
자**: 저 집도 나와요 그러면?(보조금)
할머니: 그 집도 했어. 나와. 나오는디 이제. 아들이 타가지고.. 노인네가 아무 것도 모르니까. 받으면 이제 식량 그런 거 밥이나 해다 주고.. 아무 것도 못해, 할매가..
진**: 너무 딱하신 거에요.. 할머니가 완전히 마음을 닫으셨드라구..
자**: 나가라고 막..
할머니: 그냥 누가 죽일까봐서 무서서 그냥. 허허허. 무슨 사람인지도 모르지 자기가. 낯이 설으니까.
딸: 엄마, 엄마, 예뻐? 으으 으어어어어. 으어어어. 어? 으어어.
자**: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할머니: 돌아가셨지. 우리도 할아버지는 60에 돌아갔어. 오래 되았어 돌아간지. 근데 자녀들이 인천서 살아서 그로 갈라도, 얘가 이렇게 시골에 살어서. 도시 가면 못 살잖아. 여기서는 맘대로 저가 활동을 하고, 집도 찾아오고, 밥도 내가 해 노면 다 자기가 끄내서도 먹어. 반찬 그런 거 덮어서 넣어 놓고. 근데 말을 못 해. 옷도 저가 다 다려 입어. 하루 두 번 세번도 갈아입을 때도 있고. 하루만 입어도 안 입어. 내가 맨날 씻겨주지. 근데 저 집은 씻겨주질 않고. 본인도 씻을 줄도 모르고. 그러니 저 집은 노인정에 저 경로당에를 와도 깨끗하지도 않고 냄새 나고. 세탁기도 있고 있어 젊어서 사 논거. 근데 나이 먹어 어떻게 하는 지도 몰라. 근데 아들이 포도농사를 하면서 어떤 때는 밥도 해 주고 가고 그려.
자**: 아들이 착해요? 아니며는 좀 그래요..
할머니: 보통 그려 아들은.. 쟤는 여동생이여. 막내딸이여.
진**: 여기서 오래 사셨어요?
할머니: 나야 오래 살었지. 덕적도에서 탄생해갖고 열 여덟 살 먹어 대부도 저 남리로 이사 왔어. 스무살 먹어서 시집 왔어. 농사 짓고 살을려고. 덕적도는 농사가 없으니깨. 동네도 잘 아는데 이제 늙어서 정신 없어서 뭐가 뭔지도 몰라. 지금 인천을 못 가잖아. 버스 타는 게 겁이 나서. 어디 가서 잘못 내릴까봐.
자**: 자녀들이 다 인천서 사시는가봐요?
할머니: 아들 하나, 딸 하나, 남매는 인천 살고 또 작은 아들은 수원서 살어.
자**: 여기서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때가 언제에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병 들어가지고 13년만에 돌아갔어. 당뇨가 있어서. 힘 든 거야 말할 필요가 없지.. 있어야 넉넉해야 힘 안 들이고 사는디. 읎으니까. 얘도 거 공부하는 데를 못 갖다 놨잖아 없으니까. 식구들하고 먹고 살기가 힘든데. 무척 어려웠지. 근데 지끔은.. 내가 75살 정도까지는 포도를 했는데. 지끔은 다리를 수술해갖고 못해. 쪼끔만 걸으면 이렇게 붓는다고. 그래서 일을 못 해. 얘 앞으로 돈 쬐끔씩 나오는 거 가지고 생활하고. 애들이 쬐끔씩 보태주고. 그러니 살지.
자**: 지금이 좋으셔요, 예전이 좋으세요.
할머니: 지금이 좋지. 그럼.
자**: 여기 앞집 할머니- 그 아저씨는 어떤 분이셨어요.
할머니: 그냥 농사 짓는 사람이었지 뭐. 여기 섬에서 다 농사 짓고 살았지 뭘. 근데 이제 자녀들이. 그 아들이 인천으로 갔다가 아버지가 돌아가니깨 이제 왔다갔다 농사 지어서 엄마 모시고 있는 거여.
자**: 아들은 결혼 했어요?
할머니: 그럼. 아, 손주가 장가 들었는디.
자**: 며느님이 와서 좀 돌보고 그러지 않아요?
할머니: (사이가)좋질 안애가지고 며느리가 잘 안 와.. 그 할머니가 지금 91인가 되. 나는 이제 81이여. 그러니께 아직까지는 내가 해 먹어.
자**: 요즘은 90까지 보통으로 사셔요-
할머니: 저 할매가.. 지끔 새로 할려면 500만원 400만원 들어 보청기가.. 그러니 아들덜이 그거 해 줘? 꽥꽥 소리를 질러야 되. 치매가 있어가지고. 우리도 들어가면 누구여? 누구여? 이래. 모르는 사람이 들어가면 겁나는 거야. 자기 헤꼬지 할까봐. 남자도 아닌데.
진**: 너무 적대시하시니까.. 무슨 일이 있으신 건가.. 그랬어요.
할머니: 허허 아녀. 듣질 못 허고 그래서 그러지. 그래도 젊어서는 괜찮은 할맨데 그려. 늙으니까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져 인제. 허허. 그 전에는 농사 짓고. 해물도 많이 했어. 그랬는데 이제 여기 막고 나서는(시화방조제) 못 하잖어 해물을. 그러니께 어렵고. 바다에서 나오는 게 그 전에는 많었어.
진**: ( 저 앞에)아들이 그럼 나이가 꽤 있으시겠어요..
할머니: 아들이 둘이여. 근데 큰 아들은 오지도 가지도 않아. 근데 둘째 아들이 모시고 있는 거여 지끔. 큰아들도 매느리 얻어서 아들 나가지고 죄다 매느리 얻어가지고 손주 보고 사는 데도 져 엄마 있는 데 안 와. 누구던지 돈 때매 그러고 땅. 지끔 인저 땅 니꺼 내꺼 그러잖어. 저 쪽에 땅이 있어. 논인디 지끔은 아들이 포도 해고 그래. 그냥 다 아들을 줘뻐렸잖아. 그러니까 저 꼴이 된거야. 내가 가지고 있으면 힘이 있고, 그래야 자식들이 그거 탐나서 엄마한테 잘 하는디, 아무것도 없이 그걸 다 내 줬으니, 그냥.. 그렇게 했어도 잘 허는 자식들은 잘 허잖어 부모니까.. 그러는디.. 똑같어 사람이 나쁜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고 그러지.
자**: 막내동생 아프고 그러니까 더 나몰라라 하고 귀찮아하고.. 아들 둘 딸 하나인거에요?
할머니: 그러지. 근데 딸이 저래 장애인 되고. 처음에 나갖고는 잘 몰러. 근데 처음에 그렇게 경끼를 많이 했대. 근데 그러고선 그래 말을 못 헌대. 얘도 서너살 먹어서도 말이 없는데, 말 늦게 허는 애들도 있잖아. 그래 허겄지허겄지 했는데 영원히 안 하는 거여. 이런 애들 공부시키는 데 있었어 아랫 녘에. 우리 목사님이 같이 데리고 갔었는데, 그 때는 정부에서 하나도 해 주는 게 없잖아. 근데 먹고 살기도 힘들고 그런디, 거가 어떻게.. 그래가지고 목사님이 도로 데리고 왔어. 지금이야 워낙 시국이 좋고 정부에서 잘 해기 땜에 장애인들 살리고,, 워낙 고마워.
자**: 무릎 아픈 거 외엔 괜찮으셔요?
할머니: 응 인저 무릎이.. 수술을 해도 안 되고 그래서 인공뼈를 넣었어. 걸어댕기면 부어요 이렇게. 쪼끔 꼼지락거리면. 면사무소 앞에 병원 다니지. 다 있어 여기도. 한방도 있고 치과도 있고. 여가 안산시로 딸렸잖아. 여기도 안산시여.
진**: 여기가 장수마을이라고..
할머니: 응 여기가 장수마을. 그거 한 지가 한 3년인가 2년 되었어.
자**: 저쪽 할머니는 어디서 오셨어요?
할머니: 영흥도
자**: 그럼 쭉 여기서 사셔서 서로 잘 아시겠어요. 친구처럼
할머니: 그렇지- 잘 알지-
자**: 부부관계는 어땠어요?
할머니: 아유 잘 했어, 둘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사실 땐 잘 살었어. 할아버지가 좀 똑똑해. 근데 할아버지가 돌아가고 나니깨 그렇게 되었지. 그 전에는 잘 살았어..
자**: 근데 자식들이 어머니를 그렇게 홀대하고 그래요?
할머니: 그르게 말이여.. 큰아들이 와야 하는디 안 하니께. 작은아들이 저가 안 데리고 있어도 되는데 데리고 있으니께 마음이 그런 거야. 응당 형이 해야지.
자**: 재산도 그만큼 가져가고.
할머니: 그럼. 그 전에는 잘 살았어..
진**: 큰아들은 그럼 재산 가져가고 그러고서 이렇게 부모를 내버려두고..
할머니: 근데 아버지 계실 땐 안 그랬어. 아버지 돌아가고 나니깨 저러는 거여.
자**: 내막이 있을텐데..
할머니: 가껍게 살어도 남의 속은 모르잖아. 뭐가 잘못되서 그리는지 그 이유는 몰러. 말을 안 허니까. 속 사정은 얘기를 안 해.
자**: 재산 상속상의 분쟁이 있었나..
할머니: 그런 거는 그렇거 저기 하지 않았는디, 어떻게 하다 그랬는지 지끔은 엄마한테 전화도 없고 편지도 없고.. 아주 연락도 없고.. 한 10년 되었나봐-. 큰아들이 인천서 살어. 저 아들도 인천서 살다가 농사 지러 왔지.
진**: 어머님은 자식들이 잘 찾아오셔요?
할머니: 우리 애들은 잘 해.
자**: 그러니 살림이 반짝반짝하고 다르잖아. 저긴 너무 다 쓰러져가는 것처럼. 안이 엉망이에요.
할머니: 그전에는 잘 치우고 그랬는데 이제 노인네가 힘도 없고. 집이 터가 남의 터여. 집 터 값을 줘야 사는데 안 주고 그러니께 자꾸 뭐라 그러나봐. 아버지는 돌아갔어도 엄마가 살으니깨 집세는 줘야 할 거 아녀. 근데 그래가지고.. 집이 아주 퉁퉁하고.. 이거는 지은 지 한 4년 되았어. 우리 작은 아들이 집 져. 아들 형제가, 큰아들하고 작은아들하고 둘이가 한달 동안에 다 지어줬어 이렇게. 저 집은.. 사는 것도 괜찮게 살고 그랬는데 무슨 이유로 아들이 저렇게 배반을 하고 모르쇠 하는지 모르지.. 무슨 이유인지를 몰라.. 할머니 좋은 할매여.
진**: 요즘도 가끔 가서 얘기도 나누시고 그러셔요?
할머니: 그럼. 겨울에는 여기 경로당에도 와서 놀어. 우덜하고 같이. 사람 좋아. 그런데 인제 저렇게 못 알아듣고 그러니깨 우덜도 잘 안 가. 그저 악을 써야 하고. 우덜이 가면 누구요 누구요 하니깨 잘 안 가지. 그 전에는 저 집에도 가서 놀고 밥도 해 먹고 그랬어. 할매가 정상으로 자기 정신은 안 가지고 있어. 괜히 누가 죽었다고 그러고. 장사 지낸다 그러고 또. 치매여 할매가. 나도 작년부터나 좀 덜 가지. 먹을 거 있음 갖다 드리고. 요즘은 여기 대영교회에서 반찬 갖다주고 그러지. 한 달에 세 번씩 해다 줘. 반찬 봉사 하는 사람들이. 우리 집에도 쟤 땜에 해와 장애인이라고. 딴 사람 어려운 사람 해다 주래도 안 된대 자기들은 장애인 위해 봉사하니깨. 그럼 내가 또 나눠 주고.. 여기 할머니는 교회 안 댕겨. 접때 반찬 해가지고 가니까 해오지 말라고 아들이 야단했대. 자기네는 교회도 안 다니는데 해오니깨 미안해가지고 그런가봐. 우리 마을은 거반 다 교회 댕겨. 성당 댕기는 가정도 몇 가정 있어. 그러고 또 어디로 가는 거여 이제? 선감도? 어 거기서 한 번 나와서 나도 사진 찍고 그랬어. 뭐 죽으면 쓰는 거 영진 사진? 영전 사진? 그거 한다고..
진**: 우리 할아버지는 사진 찍지 말라고 막 그러고 그러시던데..
자**: 보통 더 편안하다 그러시던데?
할머니: 난 그런 거 없어- 뭐 하나님이 데려갈려면 데려가고.. 뭐 사진 찍는다고 뭐 금방 죽나? 사진 찍는다고 데려가고 안 찍는다고 안 데려가? 시간이 되면 불러가는건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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