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0일 화요일

방아머리와 구봉도 사이에서 만나 할머니

집안에서 바구니를 들고 나오시던 할머니를 뵈었다.
자기 딸인 줄 알았다면서 대뜸 "점심은 먹었어?" 라고 물으신다.
점심을 먹었다 하자 그럼 우유먹을래? 하신다.
자기 딸 같다며 무언가라도 챙겨주시고 싶은 모양이다.
바구니에 든 시금치를 다듬고 난 재료들을 밭에 버리시면서 집으로 들어가신다.
곧 두유를 손에 들고 나오신다.

할머니는 80이 훌쩍 넘으셨고 지금 집에는 할아버지랑 두분이서 오븟하게 사신다.
할아버지는 밭에 일하러 나가셨고 할머니는 집에 계신다고 한다.

딸이 셋에 아들이 하나. 큰딸은 50이 넘었고 둘째달은 42살에 죽었다고 한다.
아들은 38살이라고. 다들 장가가고 시집갔다고 한다.딸들은 인천에 살고 아들은 ??에 산다고 한다.
자식들은 주말에 자신을 보러 온다며 큰딸이 이번주에 오는데 떡 먹고싶다고
쌀을 불려놓으라고 했다면서 자랑스레 말하신다.

이곳에 이사온지는 꽤 오래되었으며 방조제가 생기기 훨씬 전이었다고. 자기 큰딸이 6살에 이사왔다고 하신다. 이사 온 이유는 인천에서 살았으나 큰집이 이곳에 이사와서 와야만했다고. 자신이 막내 아들부인인데 시부모님을 모셔야만 했다며 눈물을 훔치심.
큰집이 바로 옆에 있다고 손가락으로 가르키셨다. 그래서 자신은 자신 아들이 자기랑 같이 사는 게 싫다고...
여기서 사는게 마음 편하고 좋다면서 자식들이 사는 아파트에서 살기 싫다고 하셨다.

방조제가 생기기전에는 갯벌에 가서 조개도 줍고 아저씨는 어선에서 일도 하였으나 이제 더이상 그런 일은 하지 않고 조그마한 텃밭을 가꾸신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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